일상

241124. 겨울과 생강차

패크 2024. 11. 24. 15:13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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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침저녁으로 찬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하면,

우리 집 주방에선 어김없이 생강차 끓이는 냄새가 났다.

달력을 보지 않아도 계절이 바뀌어 간다는 걸 그 향으로 알 수 있었다.

 

 

환절기만 되면 감기에 자주 걸리던 터라,

생강차는 우리 집의 겨울 관례 같은 것이었다.

할머니가 생강을 썰고, 엄마가 끓이는 순서도 늘 정해져 있었다.

도마 위에서 생강이 썰리는 소리, 차가 끓을 때 나는 보글보글 소리가 어느새 익숙해져 있었다.

시간이 지나면 집 안 가득 생강 향이 퍼졌고,

그러면 어김없이 "식기 전에 마셔라" 하는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.

 

 

 

 

찬 기운에 으슬으슬 춥던 날이면 늘 내 손에 쥐어주시던 따뜻한 생강차.

그때는 그저 쓰고 매운 차였는데,

이제는 겨울이 오면 자연스레 찾게 되는 것이 되었다.

약처럼 마시던 차가 어느새 습관이 되어 있었다.

창밖에는 또 겨울바람이 분다.

오늘도 찬 공기를 타고 생강차 향이 퍼진다.

방금 끓인 차를 한 모금 마시니, 어느새 몸과 마음이 따뜻해진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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